영화MOVIE
김경욱의 영화사회학
영화사에서 기획과 시나리오 컨설팅을 했고, 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영화평론가로 글을 쓰면서 대학에서 영화 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 기획이사로 활동 중이다.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 「김경욱의 시네마크리티크」를 연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블록버스터의 환상, 한국영화의 나르시시즘』(2002), 『나쁜 세상의 영화사회학』(2012), 『한국영화는 무엇을 보는가』(2016), 『영화와 함께 한 시간』(2022) 등이 있다.
- <더 파티> : 새로운 Party가 필요한 EU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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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티: 새로운 Party가 필요한 EU
12월 이지훈의 시네필로
2018.12.13.(목) 19시 소극장
상영작: <더 파티>
강연주제: 새로운 Party가 필요한 EU
이 영화에서 알레고리가 여러 겹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오늘 4가지만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알레고리 1. 바로크 구조
첫 번째 알레고리는 바로크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장면은 17세기 바로크 극장의 모습인데요. 그 중 문 구조를 보더라도 겹겹이 이어져 있죠. 이게 바로크 적인 것의 중요한 특징이죠.
어떤 분은 오늘 영화를 보시고 영화 <완벽한 타인>과 통한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저 역시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인원수도 비슷한 것 같아요 7명이고, 파트너 1명이 참석을 안했죠. 7(+1) 구조, 한명은 나타나지 않는 구조가 상당히 비슷한데, 제 생각에는 아마 샐리 포터 감독이 2016년에 개봉한 <완벽한 타인>을 보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형식적으로는 비슷하지만 내용적으로, 전체적인 흐름은 다른 것 같습니다. 설정은 비슷하지만 제가 <완벽한 타인>이라는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면, 어떤 사생활, 사적 정보라는 것이 지금 SNS나 인터넷을 통해서 사앙히 공개가 된 시대잖아요. 그것을 ‘포스트 프라이버시 시대’ 라고 하는데, 그 시대가 가지는 연애, 사생활 보호를 주제로 다룬 영화라고 한다면, 오늘 본 <더 파티>는 훨씬 더 사회, 철학, 정치 등의 주제가 다양하게 내포되어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것은 나타나지 않았던 ‘마리안’이 나타나는 방식이 상당히 바로크적이라고 생각을 해요. 어떤 것인가 하면 ‘마리안’이라는 사람은 지금 공식적으로는 ‘톰’의 아내로 되어있지만 동시에 ‘빌’의 연인이고 알고 보니 마지막 장면에는 주인공 ‘자넷’의 연인이기도 했잖아요. 이 구조가 일단 현실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은 이런데, 이것을 한 번 더 펼쳐보니 이렇고, 이것을 또 다시 한번 접어보니 새로운 것이 펼쳐지면서 영화가 끝난 것이잖아요. 이 방식을 종이접기 방식(오리가미 방식)이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이 바로크적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관점을 바로크라고 명시한 사람이 ‘들뢰즈’라고 하는 철학자입니다. 이때 들뢰즈라는 말은 바로크라고 하는 것은 16,17세기에 있었던 특정한 시대의 예술양식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이런 양상을 보이면 바로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양식을 말하는데요. 핵심적인 것은 드러난 주체가 있고 그 사이에 접혀서 숨어 있는 주체가 있다는 구조를 말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접혀있다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이라고 표현하는데, 주인공 자넷이 현재 드러난 자기의 정체성은 빌의 아내이다.
그런데 사실상으로는 집에 오면 누군가의 아내이지만 밖에 나가면 정치인이라는 거죠. 그러면서 또 정치인이지만 맘속으로 훌륭한 요리사가 되고 싶은 것이 어릴 적부터 꿈이었다고 합니다. 접혀있고, 펼쳐있고, 다시 접히고 하는 것이 한사람의 정체성을 복잡하게 규정하는 것이지 사실은 한 사람을 당신은 누군가의 아내야 하고 끝낼 수 없다는 거죠. 언제나 사람은 접혀있는 부분이 있고, 접혀있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게 될 거라는 것이 아니고요. 우리가 컴퓨터 브라우저 창을 여러 개 띄운다고 생각하면 한참을 활성화해서 보면 다른 창은 밑에 깔려있잖아요. 그게 가능한 것이 아니고 잠재되어서 깔려있죠. 언제든지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것이죠. 주름, 펼쳐짐, 주름, 접고 다시 접고 하는 양상이나 정체성을 정의할 수 있는 것이지, ‘A는 A다’라고 정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바로크적으로 정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들뢰즈가 바로크를 강조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지금 현재 시대가 바로크 시대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 혹은 바로크 양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영화 시작에 이런 표현을 했었는데요. 21세기 포스트 모던, 포스트 포스트 페미니즘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포스트 포스트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페미니즘으로 한번 접었다가 다시 포스트로 펼쳤다가 또 포스트인거에요. 단순하게 이야기를 안 하고 복잡하게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현실이 그렇게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오늘 영화에서 그런 방식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올란도’(Orlando, 1993)를 보더라도 주인공이 태어났는데, 언젠가 여자로 바뀌죠. 바뀌었다가 그리고 나서는 제3의 성이 되는 겁니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인간이 되는 것이죠. 이 구조가 바로크 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남자 속에 여자가 접혀있었는데 여자가 드러났다가 다시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오늘 영화에서도 그런 구조를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에이프릴 우리말로 사월이가 굉장히 친한 친구이고 어떻게 보면 감독을 대변하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하죠. 자넷을 두고서 “생긴 건 계집앤데 생각은 남자야 중성적이고 배짱이 두둑하지, 나처럼” 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기서 중성적이라는 말이 원래 대사에는 이렇게 되어있죠. ‘Androgynous soul’라고 되어있습니다. ‘Androgynous soul’은 암수 한 몸 인거에요. 내 몸에 자웅이 동시에 있는 존재를 말하죠. 자웅동체와 중성은 다르죠. 의미적으로는 크게 통할지 몰라도 다릅니다. 자웅동체라는 말은 어떨 때는 암컷이 될 수 있고, 어떨 때는 수컷이 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크 적인 요소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크에서 공간 사용의 특징이 왼쪽 사진은 들뢰즈가 그린 그림인데요. 구조가 아랫부분이 다섯 개의 공간이 열린 공간이고 위에 한 공간이 주름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사적이고 닫혀있는 공간을 나타냈는데 이런 식으로 바로크 공간이 구성된다고 들뢰즈는 말한 적이 있는데 오늘 영화에서는 공간 사용 부분에서 바로크 건축적으로 정리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닫힌 공간이 있고 열린 공간이 있는데 열린 공간의 대표적인 것은 응접실이죠. 거실. 거기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같이하죠. 그러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자기만의 공간에서 혹은 은밀하게 친구와 사적인 대화를 하면서 그것을 정신적으로 소화하고 상승시켜내죠. 화장실이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오늘 영화처럼 화장실이 활용이 잘 된 영화는 흔치 않은 것 같은데 그런 부분도 바로크적으로 볼 수 있는 건축 공간 사용이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친구들과 인생을 돌아보는 그런 공간으로 사용을 하기도 하고, 친구와의 우정을 되살리고 확인하는 그런 공간이기도 하고 자신의 존재와 빌을 쏘아 죽이겠다고 다짐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임신을 한 것에 대한 불안함과 초조함을 혼자서 삭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알레고리 2. 도입부
두 번째로는 도입부가 하나의 알레고리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도입부에서 영화 시작할 때 사자모양 문고리가 있는 현관이 있고, 저 문이 열리니 마르안느가 들어오는 거죠. 첫 장면과 끝 장면이 같은 겁니다. 마리안느가 들어오면 자넷이 총을 들고 나와서 손을 부득부들 떨면서 쏠 것처럼 하지만 진짜 쐈는지는 모르고요. 이렇게 시작하는 장면과 끝 장면이 같은데 첫 장면에서 총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더 파티’라고 자막이 올라오죠. 그때 나오는 음악이 있는데, 조금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자라는 것은 뭐냐. 명백하게 영국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왼쪽은 영국왕실문양이죠. 오른쪽의 유니콘은 스코틀랜드의 상징이고요. 스코틀랜드와 영국이 합쳐졌으니까요. 꼭대기에 사자가 있으니까 영국이 스코틀랜드를 밟았다는 겁니다. 사자는 기본적으로 영국을 상징하는 것이다. 영국이 왜 본인들의 상징으로 사자를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오른쪽에 유명한 트라팔가 공원 광장에 네 마리의 사자상이 있는데요. 넬슨제도 승전을 기념하는 광장인데, 오드리 햅번이 나오는 ‘마이 페어 레이디’(1964)에도 등장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자넷이 총을 쏠지 안 쏠지 애매한 상황에서 터지는 노래가 ‘예루살렘’(Jerusalem)이라는 노래이죠. 예루살렘은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가 지은 시죠. 밀턴이라고 하는 시집의 시작하는 시가 예루살렘이라는 시입니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영국의 정신적인 축을 이루는 분 중 한분이시죠. 이분이 직접 색깔도 칠하고 한 것이 왼쪽의 서문이고, 거기에 실린 시입니다. 1916년도에 허버트 페리(Hubert Parry)가 곡을 붙여서 작곡을 했는데, 그 다음 해에 여성참정권협회에서 저 곡을 자기들을 대표하는 곡으로 가져가 버립니다. 허버트 페리가 그 사실을 알고는 찾아가서 그럼 이 판권을 무료로 넘겼습니다. 그 당시에 굉장히 파격적인 일이었는데요. 영국이 1928년에 여성 투표 참정권을 획득하는데 그 시기가 도래하기까지 여성참정권협회가 10년간 그 판권을 가지고 있다가 독점하지 않고 모든 시민에게 열어주게 됩니다. 그래서 저 노래는 아직도 여성참정권협회를 대표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여성단체회의가 열리거나 하면 저 노래를 반드시 합창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퍼져서 England 대표하는 노래로서 국가에 준하는 곡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England는 막연히 영국이라는 뜻이 아니라 스코틀랜드, 웨일즈가 아닌 잉글랜드를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영국연방축구대회 같은 것이 열릴 때 저 곡이 울려퍼지는 겁니다. 투표를 해서 이 노래를 공식 국가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국가로서는 선택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노동당을 대표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노동당이라는 당 자체는 1945년 총선 때, 노동당이라는 당 자체는 1900년도에 두 명으로 출발한 당이거든요. 45년 총선 때 저 곡을 선거 로고송이라고 할까요. 선거 캠페인에서 공식적으로 쓴 곡입니다. 그래서 당선한 총리가 클레멘트 애틀리(Clement Attlee) 총리고 노동당이 처음으로 집권을 하게 됩니다. 1948년에 시행하는 것이 오늘 영화에서 중요하게 이야기 되었던, 국민건강서비스(NHS)라는 것이 저 총리 때 이뤄진 것이고 노동당의 최고 업적이기도 합니다. 오늘 영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음악이고 노동당의 노래이고 NHS와 연관되어있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성문제, 페미니스트 운동과도 연관되어있는 노래라는 겁니다. 지금도 노동당 연례전당대회 개·폐회식 때 이 노래를 꼭 부릅니다. 여왕제도 자체를 싫어하는 분이 많아서 노동당에서 더 즐겨부르는 것이죠. 노래가사는 이렇습니다.
아득한 옛날 저들의 발길은
영국의 푸른 산 위를 거닐었던가...
그 성스러운 얼굴이 구름 낀
언덕에 빛을 비추셨던가
예루살렘을 이곳, 어두운 사탄의 맷돌
dark satanic Mills 사이에 세우셨던가....
오, 구림이 펼쳐지는구나!
내 불의 전차를 가져오라!
나는 정신적 전쟁 Mental Fight을 멈추지 않겟다
내 칼 또한...
영국의 푸르고 즐거운 땅에
Green&Pleasant Land
예루셀렘을 세울 때까지
영국 전설에 예수가 최후의 심판 때, 다시 올 거잖아요. 그때를 대비해서 예수가 살아있을 때, 땅을 보러 다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세상이 한번 멸망하고 나서 어디를 중심으로 해서 다시 일으킬 것인가라고 했을 때, 예루살렘을 어디에 다시 건설할까라고 했을 때, 영국을 골랐다고 믿고 있습니다. 영국 사람들은 언제나 세계의 중심이 자기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브렉시트 같은 경우도 영국은 처음부터 본인들이 유럽이라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거든요. 왜냐하면 영국은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유럽의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수가 살아있을 때 언젠가 영국을 한 번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을 여기에 건설하려고 했다는 전설이 있고, 그걸 가지고 브레이크가 시를 쓴 것이 ‘예루살렘’이라는 겁니다. 지상에 예루살렘을 건설할 그날까지 싸우겠다고 되어있으니까 노동당 당가나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이 사용하기에 굉장히 적합한 노래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대니 보일 감독이 맡았던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보신분이 있으실 텐데, 못 보신 분들은 유튜브에 전체 3시간 30분짜리가 올라와 있는데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도 장진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을 맡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미안한 이야기지만 많이 비교가 됩니다. 예산이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구성 깔려있는 사상 철학도 그렇고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때, 시작을 저렇게 합니다. 푸른 들판이 위에서 ‘예루살렘’ 노래를 한 소년이 일어나서 선창을 하며 개막식이 시작됩니다. 그 정도로 영국인들에게 예루살렘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대니 보일이 이걸 중요하게 여는 노래로 썼다는 것인데요. 이 무대 장치 자체가 완전히 예루살렘 노래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 사람들이 예루살렘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표현이 ‘green & pleasant land’인데 영국을 그런 땅이라고 믿고 있고, 그런 땅으로 만들고 싶다는 겁니다. 저런 목가적인 풍경에서 크리켓(cricket)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 장면에 이어서 산업혁명 장면이 나오죠. 오른쪽보시면 굴뚝이 올라오면서 산업혁명 이미지를 연출하는데요. 저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 해설하시는 분들이 영국이 산업혁명을 이루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다고 말을 했었는데요. 전혀 아니고, 산업혁명이 굉장히 어둡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것의 어두운 그늘을 개막식에서 감독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거든요. 좀 전에 있던 ‘green & pleasant land’ 아주 푸르고 기쁜 땅의 목초지가 다 걷히고 연기 자욱한 굴뚝이 올라오는 모습으로 바뀌면서 음산하게 분위기가 바뀌는데요. 블레이크의 예루살렘 가사에서 ‘어두운 사탄의 맷돌’이라는 표현이 있었고 ‘여기에 예루살렘을 건설하시는가’라고 했는데 어두운 사탄의 맷돌이 무엇인가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만, 대니 보일 감독은 그것을 산업혁명이라고 명시해서 해석을 한 것이고 여러 해석 중 그 해석을 채택한 것이죠.
그 해석에 따르면 블레이트가 살아있을 때, 알비온 제분소(Albion Flour Mills,1786~1791)가 설치되었었거든요. 저시기에 영국 최초의 증기기관이 만들어 지는데, 기술을 이용하여 기계로 돌리는 제분소가 만들어 졌습니다. 그 공장이 1786년에 만들어져 5년 정도 유명하다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불이 나서 그만두게 되는데 누군가가 불을 질렀겠죠. 불타고 남은 장면을 블레이크가 봤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사탄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라 보는데 그 해석이 상당히 일리가 있고, 개막식도 그 부분을 채택한 것이죠.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분명히 있잖아요. 자연이 파괴되고, 인간관계도 달라지고 그런 것들이 노동당이 출범하는 하나의 바탕이 되는 것이죠. 그런 관점을 그리다가 개막식에서는 이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을 영국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하는가하면 NHS를 예찬하는 장면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런 것이 300개의 침상이 있는데요. 300명의 어린이들이 침대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소설가 조앤 K. 롤링이 와서 동화 피터팬을 읽어주는데요. 아이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아동문학을 들으며 꿈을 키우는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옆에서 간호사분들은 춤을 추고요. 굉장히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묘사가 됩니다. 이 장면은 명백하게 국민건강서비스가 일어나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었고, 꿈을 키울 수 있었던가에 대한 부분을 아동문학과 연결시켜 만든 좋은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입부가 알레고리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영화 더 파티의 도입부는 사자로 시작해서 예루살렘 노래가 나오는 것이라 영국 노동당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주인공이 총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까 이것이 안정된 것이 아니라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영국 노동당의 이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을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준 도입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이상이라고 하는 것은 영화 속에서는 법이라고 했는데, 노동당이 원래 가졌던 원칙 그리고 진실과 화해. 진실과 화해를 하려면 알아야 하는데 지금 진실이 무엇인지 마리안느가 빌의 연인인지 톰의 부인인지 진실을 모르는 상황이 바로 영국 상황이고 영국 노동당의 상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알레고리 3. 샴페인 사회주의
샴페인 사회주의라는 말이 문자 그대로 명시적으로 표현된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말로 ‘강남좌파’라는 표현과 통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미국에서는 ‘리무진 사회주의자’라고 이야기하고 캐나다에서는 ‘구찌 사회주의자’라고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는 ‘캐비어 사회주의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생각은 진보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행동은 전혀 다르게 하고 자본주의를 누리는 행동을 하고, 말로는 걱정하는 척 하면서 삶은 전혀 아닌 입진보라고 하죠. 그런 것들을 풍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감독이 이렇게 인터뷰에서 직접 말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영국 정치에 대한 반발(Reaction)이다.” 2015년 총선 때 각본을 구상했고, 당시 노동당에서는 아무도 원칙과 신념을 말하지 않았다. 선거에 이길 생각만 해서 보수당 노동당이 구별이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그런 상황이 30년 이상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부다 중간으로 모인 겁니다. 정치는 모두 중도를 향했고, 원칙은 선거를 위해서 포기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적 용기가 결여된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이 상습적 불성실함을 다루는 코미디를 구성했고 그것이 바로 이 영화라고 했습니다.
상습적 불성실함은 샴페인 사회주의와 연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2015년도에는 어떤 일이 실제로 있었는가를 살펴보고자합니다. 왼쪽 장면에 나오는 것은 여우인데요. 사자로 시작된 것과는 매우 대비되는 것입니다. 현관에서는 사자가 버티고 있는데, 뒷마당으로 여우가 숨어드는 거죠. 굉장히 대조적인 부분이 있다. 2015년 당시 총선을 예상하기로는 보수당과 노동당이 격전을 벌이다가 아마도 노동당이 이길 것이라고 봤고 거의 대다수가 그렇게 예상을 했는데 어느 당도 과반수를 넘지는 못 할 것이고 그것을 영국정치에서는 헝(매달려있는)의회라고 위원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보수당이 압승을 했고, 단독 과반이 되어버렸으며 노동당은 참패했습니다. 보수당 데이비드 카메론(David Cameron) 총리는 연임하게 되고,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로 붙이게 되죠.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Ed Miliband) 당수는 사퇴하고 대신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이 당수로 선정됩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아슬아슬하게나마 브렉시트로 결정되고 12월에 보궐선거를 하자 노동당이 2당이 아니라 4당으로 떨어지는 참패를 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 이 영화의 각본을 쓰게 된 상황이라는 것을 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장면을 굉장히 재밌게 봤는데요, 에이프릴이 샴페인을 터뜨렸는데 코르크가 날아가 유리창이 깨져버리죠. 잘못 터뜨린 샴페인이고, 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이다. 대사를 보면 “장관이 되는 일은 흔치 않지 게다가 완전히 썩어빠져 쓰잘데기 없는 너희 야당에선”라고 하는데 에이프릴이 굉장히 독설가 이고 냉소적인 캐릭터인데 말을 잘 하는 분이고요. 정말 샴페인 사회주의자들끼리 자축하고 있을 동안에 바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방에서는 저런 일이 벌어졌죠.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요리가 다 타버립니다. 챔피언을 한 요리전문가도 저 상황에서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속수무책이었다는 겁니다.
그런 상황은 지식인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상황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아닌가. 저때 만든 음식이 고기파이인데요, 일종의 공갈빵 같은 겁니다. 그것을 불어로 볼로방(Vol-au-vent)이라고 하는데 저 말 자체가 재밌는 것이 볼이라는 건 날아오른다는 말이거든요. 이 음식 자체가 바람에 날아 오른다, 바람으로 날아 오른다는 말입니다. 조금 전에 샴페인 뚜껑이 날아가 버리고 음식이 연기로 날아가 버리고 하는 것과 굉장히 상통하는 것이고 어떤 희망이 산산이 날아가 버리는 상황의 알레고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고, 누구도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샴페인 사회주의 사람들의 자화상이라는 것 아니겠느냐. 또 재미난 것은 이 대사였죠. 빌이 아프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 이렇게 이야기 할 때, 얼마 못 살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니 마사가 누굴 찾아 갔는지 물었죠. 빌이 할리가의 전문의를 찾아갔다고 말합니다. ‘할리가(harley streert)’라는 것은 영국의 중심가에 개인병원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저기서 나온 영화가 King’s speech로 왕이 갈 정도로 비싼 곳입니다. 할리가를 갔다는 것이 웃기는 게, 부인은 국민건강서비스를 주창하고 있는데 본인은 정작 사회 지도층은 비싼 돈 내고 그런 곳을 간다는 이율배반적인 부분인거죠. 지정된 보건의를 만나려면 2주나 기다려야 한데서 자기는 비싼데 돈 내고 갔다고 합니다.
여기서 하나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국민건강서비스라는 것이 노동당이 집권해서 1948년에 파격적으로 여야합의로 만들었고, 영국인들이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제도이죠. 예방접종, 진료, 수술까지 대부분의 종목에 있어 무상으로 됩니다. 문제는 세금을 기반으로 하며 주로 소득세로 운영되는데 정부에서 해마다 200조원 정도를 여기에 투입하는 겁니다. 당연히 만성 적자 상태이고 지난 5년간 적자가 너무 심해져 있는 상태인겁니다. 아무래도 지난번 <해피엔드>라는 영화를 봤지만 프랑스에서 이민자들이 안 살고 영국으로 자꾸 넘어가려고 하잖아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무상의료서비스 때문에 있는 것 같습니다. 6개월 정도 국가에서 살고 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다르게 말하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는 거죠. 2017년 작년 한해만해도 적자가 1조 4천 7백이 생긴 거죠. 이 계산대로 한다면 가구당 해마다 290만 원 이상은 더 내야하는 상황인거죠. 이렇게 되니까 긴축을 해야 한다는 논쟁이 오고가는 와중에 서비스가 악화되기 시작할 수밖에 없는 거죠. 오른쪽을 보시면 두 달 전에 일어난 사건인데, 응급차를 불렀는데 62시간 뒤에 왔어요. 올 때까지 계속 전화를 했는데 밀려있어서 거의 3일 만에 온 거죠.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것도 4시간 이상 기다리는 사람이 연 4백만 명 정도가 나옵니다. 응급실이 아닌거죠. 이런 상황에 지금 처해있다. 그러다 보니 의료진들도 너무 힘들고 보수는 적은데 일은 많으니까 이탈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보건의라는 말이 나왔잖아요. 보건의라는 말은 일반의라고해서 전문의가 아니거든요. 그런분들은 수당이 낮은거에요. 이 분들도 너무 힘든 거죠. 작년 한해만해도 3만 3천명의 간호사가 사표를 쓰고 나간 겁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EU분담금 160조를 내는데 그것을 안내고 의료 서비스로 30조를 돌려줄 수 있다고 말하니 사람들이 혹할 수밖에 없는 거죠. 나중에도 다시 말씀 드리겠지만 EU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해서 보수당 안에서도 찬성반대가 나뉘고 노동당 안에서도 찬성반대가 갈리는 겁니다.
실제로 EU에서 벗어나자는 것에 대해서 노동당 내부에서도 분열표가 엄청 나왔었거든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바로크적인 겁니다. 딱 이거다 저거다가 아닌 내 입장에선 이렇게 접혀있고 다른 입장에서는 저렇게 펼쳐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노동당 같으면 저 상황에서 세금을 더 많이 내고 해서 이것을 긴축으로 서비스를 악화 시킬 것이 아니라 더 세금을 걷어서 다시 서비스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것을 노동당 그 누구도 감히 이야기를 못하는 겁니다. 세금을 지금보다 더 걷겠다고 하면 선거에서 지니까요. 그런 상황이 비겁하다고 보이는 겁니다. 그런 사이에 환자들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 감독이 보는 시선입니다. 당신들은 표 계산하고 앉아있을 때, 사람들은 힘들어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생각하시면 잘 아시겠죠.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를 보시면 영국 복지 체제의 위기와 관료주의를 잘 보여준 영화 아닌가 생각됩니다. 선진국이 설마 저럴까 했었는데 정말 그렇다는 겁니다. 심장이 나빠서 그만 둔건데 심장이 나쁜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했고, 일자리를 구한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수당이 나온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말하자면 영국 정당정치가 가지고 있는 폐단이라고 감독은 전재를 깔고 있는 겁니다. 에이프릴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당정치를 안 믿는 이유 중 하나는 절차가 너무 느리고 관료적이어서야...그 즉시 실행하고 빠르고 단호하게 결정하는 이런 것들이 문제를 해결해.”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보면 기존 노동당의 한계가 어떤 것인가라고 영국에서 지적이 되고 있는가 하면 노동당의 당권파 지도부들은 사회운동을 기반이 없는 사회운동을 전혀 해 본적 없는 정치 엘리트 출신이라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1945년 클레멘트 애틀리 총리도 백작입니다. 노동당을 표방하고 있으면서 당권파들이 전부 캠브릿지, 옥스퍼드 출신이고 귀족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보면 기존 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많았다는 거죠. 그리고 이 사람들의 문제가 노동당 주의라고 하는데요. 당 중심으로 무조건 단결해야지 잡음내지마라는 것이 굉장히 강하다는 거죠. 사회저변의 불만이 커져도 아까 영화에서 보면 한번 톰이 쓰레기통에 총을 감추고 할 때, 헬기 소리가 들리죠. 집밖으로 나가면 뭐 때문에 헬기가 날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국종 박사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국은 119 구조 출동 시 헬기가 잘 뜬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NHS와 연관 짓는다면 사람 구하러 간 것 같아요. 그런 일들이 바깥에서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실제로 이 영화를 제작할 때 런던에서 폭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을 때거든요. 지금 프랑스가 노란조끼 사태로 시끄럽지만 영국도 사실은 규모는 작아도 청년 폭동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샴페인 터뜨리고 할 때가 아니라는 거죠. 사회저변의 불만이 커져도 당 지도부는 귀를 닫고 현실에만 안주하고, 하던 식으로 계속 그렇게 하면 표를 못 얻는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답답한거죠. 그런 불만들 때문에 에이프릴이 썩어빠진 야당이니 관료주의라는 욕을 하는 거죠. 이런 부분을 아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왼쪽의 그림을 보시면 스코틀랜드 국민당이라고 SNP라는 것인데 스코틀랜드에서 노동당이 강했었는데 SNP가 다 잡아 먹어버렸습니다. 저때 구호가 웨스트민스터만(Westminster)아니면 좋겠다는 겁니다. 여의도 인간에 대해서 그만큼 신물이 난다는 겁니다. 웨스트민스터가 우리로 치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말하는 것이죠. 국회의원을 못 믿겠다는 이야기죠. 노동당은 이제 안 믿는다는 뜻입니다. 노동조합도 사업장 별로 자기들의 이익만 가지고 싸우지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저 정도도 안하니까 청년실업이나 대학교 등록금이나 언급도 안하고 자기들 것만 이기적으로 하는 것이 수십 년간 버릇이 되었다 그래서 대안이 못되고 있다는 것이죠. 보수당이나 노동당이나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는 엘리트주의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관료주의에 빠져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 노동당 같은 경우에 서민을 위한다 노동자들을 위한다고 할 때, 소위 말하는 좌파 코스프레를 한다고 하는데 정치용어로 spin이라고 합니다.
알레고리 4. 등장인물
속임수 정치를 대표하는 것이 마리안느입니다. 저 사진은 무엇인가 하면 이번에 노란조끼 입은 시위대가 개선문에 있는 마리안느상을 부셨죠. 그 모습입니다. 에이프릴이 처음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리따운 메리앤은 늘 태풍의 눈이지”라고 합니다. 사실 저 번역은 너무 앞서 갔습니다. 너무 의역해서 극중의 상황에서 보면 태풍의 눈인 것처럼 보이지만 원어로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queen of spin이라고 했거든요. spin이라는 말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영국정치에서 쓰는 용어고요. spin doctor의 준말인데요. 뭐하는 사람이냐면 선거 전문가이고 언론을 대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그런 머리를 비상하게 쓰는 사람 혹은 옷을 어떻게 입고, 어떻게 걸으라는 것까지 지도하는 선거 전략가입니다. 저게 언제 나오는가 하면 마가렛 대처 시대에 등장해서 토니 블레어 시대에 스핀이라는 집단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노동당 출신의 토니 블레어라는 사람이 총리를 역임했죠. 굉장히 잘 생기고, 말도 너무 잘 합니다. 인기가 아주 좋았었죠. 저런 사람들이 옷을 입는 것은 스핀의 ‘이미지 메이킹’이거든요. 점잖은 동네에서 재킷을 벋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넥타이를 매지 않고 등이 스핀의 작품이고 블레어를 굉장히 젊고 친근하게 보이게 하는 작업을 한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노동당을 다 배려놨다는 겁니다. 원칙은 어디가고 없고 선거에서 이기는 작전만 찾고 앉아 있다는 겁니다. spin이 결국 여우라는 겁니다. 머피가 아일랜드 사람이잖아요. 오늘 영화에서 아일랜드 억양을 굉장히 드러냈거든요. 아이리시 은행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 대사 중에 영국인 비판을 하잖아요. 그게 무슨 말인가하면 자기는 아이리시이기 때문에 영국을 비판하는 겁니다. 영국은 맨날 돈하고 무관한척 잘난척한다고 이야기하죠. 여기서 보면 굉장히 옷 잘 입는 남자로 나오죠. 실제로 아일랜드 경제위기가 심했었죠. 우리 IMF때처럼 국민이 많이 힘들었는데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투여했는데 은행가들은 지금도 부자로 살고 국민들은 고생한일이 2010년에 있었거든요. 잘 생각해보시면 마리앤이라는 사람은 노동당이거든요. 자넷을 보좌하는 사람이잖아요. 근데 본인은 어떤 사람과 살고 있는가 하니 노동당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사람과 살고있고, 생활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영국에 있는 말입니다. 생각은 좌파로 하고 사는 건 우파로 산다. 어떻게 보면 이상적이고 멋진 삶인데요. 톰이 어떻게 보면 토니 블레어의 이미지와 통하는 겁니다. 옷을 잘 입는 사람으로. 토니 블레어를 소재로 등장인물을 시켰던 것이 <러브 액츄얼리>로 휴 그랜트가 연기한 영국 총리인데요. 토니 블레어에 대해서 좌도 우도 아닌 제3의 개념을 이야기 했던 사람이잖아요. 그것을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 감독 같은 쪽에서는 비판적 흐름으로 보는 쪽인 것 같습니다. 토니 블레어를 볼 때 비판적인 관점으로 보면 이런 거죠. 대처가 신자유주의를 밀어붙였잖아요. 1945년에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주요 기관들은 전부 국유화 시켰거든요. 그런데 대처가 한일은 그것을 다시 다 부쉈거든요. 민영화로 다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대처는 80년대고 토니 블레어가 90년대 집권하면 다시 국유화로 다 바꿔주겠지 라고 생각해서 뽑아줬더니 도리어 세세한 부분까지 다 민영화 시켜버린 겁니다. 병원, 학교조차도 대처가 손을 못 댄 것이었는데요. 그런데 토니 블레어는 전부 민영화 시켜버리고 오히려 대처가 못했던 신자유주의가 완수 되어 버린 겁니다.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어려가지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모든 기관이 수익을 이윤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을 요구하는 겁니다. 토니 블레어라는 사람은 굉장히 친근하고 좌파적인 이미지를 풍기면서 실제로 정책은 신자유주의를 완성시켰다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요. 토니 블레어가 10년 동안 한 일 중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노동당 정책에서 언젠가는 사회주의로 간다는 정책이 있었는데 좀 더 사회주의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면 시대착오적이고 돌아이라는 소리를 듣게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그 뒤에는 아무도 말을 못한 겁니다. 마리엔과 톰이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가 하니 마리엔은 밑에 그림을 보시면 프랑스 대혁명의 자유의 상징입니다. 깃발 들고 나가는 여자가 마리엔이잖아요. 이 영화에서의 자유는 신자유주의라고 할 때 자유로 보시면 됩니다. 신자유주의라는 것이 보수당의 정책만이 아니라 블레어가 그대로 개선하고 완성시켰다고 이야기 했잖아요. 이게 계속 가는 겁니다. 마리엔느가 빌과 애인이기도 하고 톰의 아내이기도 하고 이런 게 신자유주의가 계속 가는 것이고 마지막에 영화에서 자넷이 마리엔에게 총을 겨누는 부분에 대해 저는 어떻게 보냐면 자넷이 신자유주의와 결별하는 순간이라고 저는 봅니다. 신자유주의와 금융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 커플이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항목이 금융이거든요. 톰이라는 사람이 그냥 잘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영국의 주력산업이 금융입니다. 영국은 제조업보다 금융 산업의 비중이 훨씬 큰 나라이고 금융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최고급입니다. 런던 금융 서비스 종사자는 그 외 직종이나 지방에 있는 분들이나 소득격차가 무지 큽니다. 청년이나 일반직종에서의 불만이 굉장히 높아있는 상태이고요. EU는 2008년 금융 위기이후에 금융 산업의 규제를 미국보다 더 완화시켜줬습니다. 그래서 영국이 돈을 굉장히 많이 벌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신자유주의와 금융의 결합이고, 보수당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블레어까지 이어지고 노동당도 여기에 대해서 비판을 안 하고 있으니 이 미로는 계속 가고 있는 것이죠. 그런 상황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국내외 관계에 대해 인물 설정을 보자면 빌같은 경우는 국내죠. 말하자면 이중적 좌파, 변심한 좌파로 캐릭터 설정이 되어있는 것 같고, 기존 노동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인 것 같다. 예를 들어 벽난로에 꽂혀있는 책 제목을 보면 로마의 신화 전설이고 남성 서구 중심으로 변질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마리엔느는 극중에서는 빌과 양다리 걸친 것으로 되어있지만 보수당과 노동당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고. 자넷은 영국의 노동당 에이프릴은 미국의 냉소적 좌파로 볼 수 있을 텐데 사실은 감독의 어떤 대변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외모도 상당히 비슷하고요. 갓프리드라는 사람은 독일 기사단 쪽을 대변하는 것 같은데 말 그대로 신과 평화가 합쳐진 것이라 탈 서구적이라고 할까 영성주의적이라고 할까 그런 모습을 보이는데 왼쪽 사진을 보면 “우리 사이가 여기서 제일 낫네”라고 하죠. 두 인물은 처음에는 변죽을 울리는 것처럼 사소하게 보이다가 차츰 영화에서 정신적 중심을 차지하기 시작하는데요. 이런 것이 앞으로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과정과 연결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파티라는 것은 새로운 리더십을 바란다라고 감독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요. 에이프릴이 저런 말을 합니다. “살인조차 불사해야 해” 드라마니까 살인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상징적으로 볼 때 그 정도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는가 하니까 제 할 일 못하는 당을 거부하고 실패한 중도주의를 거부하고 영화에서 중요했던 공공서비스의 경우 이윤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더 존중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이야기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마지막 장면은 신자유주의와 결별하는 순간으로 해석을 한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나오는 음악이 ‘해방(Emancipacion)’이라는 음악이죠. 탱고 음악으로 감독이 무용수 출신으로 탱고 관련 영화도 찍었었죠. 저 곡이 재밌는 것이 작곡가가 아르헨티나 사람인데요. 그 사람들이 칠레가 스페인으로부터 해방된 100주년에 헌정한 작품입니다. 여기에서도 국제주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해방을 격려하고 같이 가는 부분이죠. 그런 것이 새로운 EU의 가능성을 열어줌을 암시하면서 영화가 끝나는 것 같아요. 무슨 이야기인가하면 새로운 당이라는 것은 감독의 생각에서는 노동당이 제대로 되어가는 것을 말하는데, 제대로 된 노동당이 되려면 신자유주의와 결별해야하고 정말로 서민을 생각하는 당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영국 국내 문제만으로 될 수 없는 거죠. 국제주의로 던질 수밖에 없고, 감독이 인터뷰에서도 계속 강조했던 부분이 이 영화 제목을 만드는데도 6-7개국에서 같이 만들었잖아요. 촬영은 러시아 사람들이 해주고, 음악은 어떤 나라에서 해주고요. 영화 속에 포함 된 것은 아니지만 감독의 흐름 속에서 추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이 바라는 또 다른 EU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봤을 때 EU에 대해 잔류하느냐 벗어나느냐에 대해서 영국이 좌파, 우파 각각이 분열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톰 같은 경우 잔류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반면에 좌파 중에서도 극좌들은 벗어나길 바래요. 왜 그런가 하면 철도 노조 등 강성들은 탈퇴하자고 국민투표에서 드러냈는데요. 신자유주의가 잘못되었는데 영국이 계속 EU에 남아있으면 그 체제를 강화시켜준다. 그래서 영국이 빠져줘야 신자유주의에 구멍이 생기고 약해진다는 겁니다. 렉시트라는 말을 쓰면서 현재도 노동당 안에서 분열되어 리더십을 발휘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시 접기의 통합의 논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거기에 대해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유럽에 머물자, 유럽을 바꾸기 위해서라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고, EU를 개혁하자는 흐름이 있는데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다른 유럽은 가능합니다’라는 토론이 유럽 내에서 벌어지고 있고, 저 중심에 코빈이라는 새로운 노동당 당수가 하고 있는데 코빈이 앞으로 새로운 EU에 금융 산업 규제를 요구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거죠. 긴축에 맞선 사회적 생존 권리를 강화함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국민, 국가를 넘어 국제주의로 가야 이 체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입장이 감독의 입장이라고 보는 것이 감독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코빈를 찍었다”
오늘 영화를 정리해 보자면 밖에서 헬기 소리로 대변되는 불만요소 불안요소가 터지고 있고, 현실에서는 브렉시트가 있고, 좌파 자체가 선거에 무너지는 위기시대에 영국 지식인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다. 마치 장 르누와르가 <게임의 규칙>에서 전쟁 징후를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사회 지도 계층의 생활을 바로크 풍으로 풍자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꿈꾼다라고 이 영화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른쪽은 들뢰즈가 주름이라는 의미를 바로크로 정리한 책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많은 부분을 가진 것이 복잡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많이 접혀있는가가 중요하게 보여진다. 문제를 복잡한 것은 복잡한 것대로 보는 한 가지 관점을 보여준 것이고요. 오늘 알레고리 네 가지를 통해 말씀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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