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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Marie Straub&Daniele Huillet 지나간 미래X다가온 과거:장-마리 스트로브&다니엘 위예 회고전 2024.7.18.목~8.11.일(매주월요일상영없음)

[시네마테크] 지나간 미래 X 다가온 과거: 장-마리 스트로브 & 다니엘 위예 회고전

Retrospective on Jean-Marie Straub & Dani?le Huillet

2024-07-18(목) ~ 2024-08-11(일)

상영작 (32편)


장-마리 스트로브 & 다니엘 위예

마쇼르카-무프 (1963) / 화해불가 (1965) / 안나 막달레나 바흐의 연대기 (1968)

오통 (1970) / 역사 수업 (1972) / 계급 관계 (1984)

프란츠 카프카의 『아메리카』를 영화화하는 장-마리 스트로브와 다니엘 위예 (1983, 하룬 파로키)

구름에서 저항으로 (1979) / 너무 이른, 너무 늦은 (1981) / 유럽 2005년 10월 27일 (2006)

자칼과 아랍인 (2011) / 엠페도클레스의 죽음 (1987) / 안티고네 (1992)

로트링겐! (1994) / 장 브리카르의 여정 (2008) / 후예 (2011)

시칠리아! (1999) / 그들의 이런 만남들 (2006) / 아르테미스의 무릎 (2008)

마녀들 (2009) / 위로할 수 없는 것 (2011) / 라 마드레 (2012)

오, 지고의 빛이여! (2010) / 코르네이유-브레히트 (2009) / 미셸 몽테뉴의 수상록 (2013)

코뮤니스텐 (2014) / 조아생 가티 (2009) / 아쿠아리움과 국가 (2015)

호수의 사람들 (2018) / 로봇에 대항하는 프랑스 (2020)


스트로브-위예의 친구

당신의 숨겨진 미소는 어디에? (2001, 페드로 코스타) / 여섯 개의 바가텔 (2001, 페드로 코스타)


장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요금
일반 7,000원 / 유료회원, 청소년(대학생 포함) 5,000원 / 우대(조조, 경로 등) 4,000원
주최
(재)영화의전당
상영문의
051-780-6000(대표), 051-780-6080(영화관)

특별 강연

강연1: <구름에서 저항으로>를 중심으로 본 스트로브와 위예의 작품 세계

강연: 임재철 (영화평론가)

일정: 2024.7.20.(토) 16:00 <구름에서 저항으로> 상영 후


강연2: 담론의 층위 너머 형성되는 추상 블록: 장 마리 스트로브와 다니엘 위예의 <안티고네>

강연: 김은희 (독립 큐레이터)

일정: 2024.7.26.(금) 18:30 <안티고네> 상영 후


강연3: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본 스트로브와 위예의 작품 세계

강연: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일정: 2024.8.3.(토) 16:30 <시칠리아!> 상영 후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해설: 김은정 (영화평론가), 김필남 (영화평론가), 이지행 (영화연구자), 전은정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일정: 상영시간표 참고



* 행사 일정 등은 사정에 의해 변경, 취소될 수 있습니다.






지나간 미래 X 다가온 과거: 장-마리 스트로브 & 다니엘 위예 회고전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7월 18일부터 8월 11일까지 ‘지나간 미래 X 다가온 과거: 장-마리 스트로브 & 다니엘 위예 회고전’을 엽니다.


장-마리 스트로브(1933~2022)와 다니엘 위예(1936~2006)는 현대 영화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아름다우며 타협하지 않는 작품 세계를 일구어 낸 감독들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장편과 단편을 포함한 3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두 감독의 예술과 미학을 지배한 정치적이고 감각적인 시선과 만나는 다양한 경로를 발견할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스트로브와 위예는 1954년에 만나 52년간 삶과 작품을 공유한 동반자로서 33편의 영화를 공동 연출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두 부부 감독은 스트로브가 알제리 전쟁에 대한 징집을 거부하면서 함께 독일로 망명했고, 1968년까지 독일에서 살며 작업했습니다. 그들은 프랑스의 누벨바그와 뉴 저먼 시네마라고 하는 당대의 시차를 두고 거세게 불어닥친 유럽 예술 영화 흐름과 접속함으로써, 영화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위치에 놓여 있었습니다. 장-뤽 고다르와의 교우, 자크 리베트의 <양치기 전법>에서의 조감독 경력, <신랑, 여배우, 그리고 포주>에서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극단과 진행한 협연 등은 그러한 자양분의 교류와 예술적 대면을 말해 줍니다. 


하지만 스트로브와 위예는 그들만의 독창적 영화 스타일을 개척하기 시작했고, 두 흐름과 접점으로 공유한 것은 역사주의적 관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젊은 층의 자유와 욕망 추구라는 청년 세대의 영화적 성향은 그들의 관심사를 거의 완전히 비켜 갔지만, 감독 스스로가 애정을 느끼는 과거 텍스트를 인용하거나 오마주를 바치는 누벨바그의 성향은 그들과 궤를 같이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열정은 예술적 장르를 아우르는 고전이나 잊히고 진귀한 작품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안나 막달레나 바흐의 연대기>에서 바흐의 바로크 시대 음악, <오, 지고의 빛이여!>의 에드가르 바레즈의 전위적 연주, 이탈리아 농민 극단의 연극을 재창조한 <그들의 이런 만남들> 이후 영화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문학, 음악, 연극, 그리고 미술을 가로지르는 텍스트와 형식을 재발굴해 그에 부합하는 영화적 언어를 형상화하는 것은 그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일관된 특징입니다. 원작의 반경에는 브레히트, 코르네이유, 휠덜린, 카프카, 파베세, 비토리니의 글도 포함되며, 스트로브와 위예의 거의 모든 영화는 ‘번역의 영화’에 해당합니다. 


초기작 <마쇼르카-무프>와 <화해 불가>는 전후 나치즘의 잔존하는 유혹과 과거 청산 문제를 다룬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당시 독일 영화계에 충격과 논란을 안겼습니다. 스트로브와 위예는 이후 1970년대 뉴 저먼 시네마의 감독들이 역사적 관심의 영화를 본격적으로 발화하는 데 직접 영감을 주었습니다. 독일을 떠나 이탈리아로 옮겨 온 그들은 로마의 자연광 아래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 갔습니다. 과거에 놓인 이야기를 가장 현재적인 풍경과 충돌시킴으로써 시대착오적 미장센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그 역사적 당위성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이상향으로 여겼던 역사적 유물론적 관점과의 대화를 쌓아 나간 것입니다. <오통>은 17세기 궁정에서 초연된 고대 정치극을 현재 로마를 배경으로 상연하고, <역사 수업>은 동시대 로마에서 한 남자가 차를 몰고 고대 로마의 각 계층의 인물들을 만나며, <구름에서 저항으로>는 신화적 인물의 신에 대한 탐색과 현대 농민의 저항적 삶 사이에 가교를 놓습니다. <엠페도클레스의 죽음>과 <안티고네>의 비극은 제각기 당대의 현실과 공명하며 역사가 과거에 그치지 않고 ‘지금’과 ‘여기’의 것으로 되풀이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스트로브와 위예가 만들어 낸 정치적으로 급진적이고 예술적으로 극도로 세련된 영화 속에서 다소 소박한 이상주의자들과 대면하게 됩니다. <시칠리아!>의 칼갈이 장수는 ‘세상에 대한 범죄’에 민감한 인간의 우애를 그려 내고, <계급 관계>에서는 순진한 이민자 청년이 계급 없는 사회 ‘아메리카’에서 온갖 종류의 계급적 만남을 겪으며, <코뮤니스텐>에서 행동하는 남성과 여성 코뮤니스텐의 초상은 “새로운 세계!”를 외치는 다니엘 위예의 모습으로 끝납니다. 그런가 하면 ‘풍경의 영화’로 구분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너무 이른, 너무 늦은>에서 긴 회전 숏에 담긴 프랑스와 이집트의 풍경들은 지리적, 역사적 흔적의 반복을 암시함으로써 어디서나 농민들이 너무 일찍 반란을 일으키고 너무 늦게 성공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로트링겐!>은 알자스-로렌 지방 프랑스인들이 겪은 굴곡진 삶의 여정을 서정적인 풍경 이미지와 중첩시킵니다. 


2006년 위예의 타계 이후 스트로브는 총 21편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솔로’ 시기는 위예와의 공동 연출 시기의 강렬한 엄격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열정을 조금도 잃지 않았으며, 중•단편이 주를 이룹니다. 신화적 인물들의 대화를 숲, 햇빛, 그늘 등의 물질적 풍광을 배경으로 ‘저항의 연극’과 결합시키는 <아르테미스의 무릎> <위로할 수 없는 자> 같은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그 중 <아르테미스의 무릎>은 애절한 애도의 영화로 웅숭깊은 위로를 전하며, <자칼과 아랍인>은 카프카의 원작에 새로운 생명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번뜩이는 수작입니다. 마지막 두 작품 <호수의 사람들>과 <로봇에 대항하는 프랑스>은 스트로브가 말년의 삶을 보낸 스위스에서 제작했습니다. 언어와 영토의 경계 너머에서 유럽 감독으로 스스로를 소개한 스트로브는, 제네바 호수의 푸른 물빛이 압도하는 마지막 작품에서 강렬한 영성적 체험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로브와 위예를 관찰적 초상화의 대상으로 그려 낸 수작 다큐멘터리로서, 하룬 파로키의 <프란츠 카프카의 『아메리카』를 영화화하는 장-마리 스트로브와 다니엘 위예>, 그리고 페드로 코스타의 <당신의 숨겨진 미소는 어디에?>와 <여섯 개의 바가텔>도 상영합니다. <여섯 개의 바가텔>에서 (벤야민을 인용하여) 스트로브가 말하는 “역사로의 호랑이 도약”이라는 주제는 스트로브와 위예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간결한 요약으로 다가옵니다.


2022년 스트로브가 타계한 후, 우리는 위대한 모더니즘 감독 세대의 마지막 큰 별을 잃었습니다. 이번 스트로브와 위예의 작품 세계로의 초대가 결코 잊지 못할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