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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지 34년, 유랑극단이 시골 여관에 묵는다. 극단의 남자들은 차 도매상에게 유일한 여배우 우타의 춤을 보여주고는 그녀를 팔아버리려 한다. 우타를 딱하게 여긴 도매상은 그녀를 데리고 귀가하는데, 가족은 물론 하인들마저도 우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런데 주인이 갑자기 세상을 뜨고, 모두들 혼란에 빠진다.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던 장남 쇼타로가 돌아오지만 가게를 다시 일으키기란 쉽지 않다. 대학을 그만두려는 쇼타로에게 우타는 자신이 가게를 맡을 테니 학업을 마치라 한다. 시미즈는 신파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스타일을 잃지 않는다. 유랑극단이 산길을 걷는 장면, 야외와 실내를 한 번에 담아낸 장면 등에서 그가 카메라를 다루는 능수능란한 솜씨를 맛볼 수 있다. 주연을 맡아 열연한 신파극의 대배우 미즈타니 야에코와 시종일관 일정한 거리를 두는 시미즈의 담담한 시선은 인간적 연민과 깊은 사랑의 여운을 더한다.
  ⓒ SHOCHIKU CO.,LTD. (Japan)
  * 필름제공: National Film Center -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rt, Tokyo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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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미즈 히로시(Hiroshi Shimizu/淸水宏)
  시미즈 히로시(1903.3.28.~1966.6.23.)는 1921년 쇼치쿠 스튜디오에 들어가 21세 때인 1924년에 감독으로 데뷔한다. 초기 작품은 멜로드라마가 주를 이루었지만, 1930년대에 그는 현지 촬영을 즐겼으며, 전문배우가 아닌 사람들을 고용해 촬영하며 극의 사실성을 높이려 했다. 후반에는 전쟁고아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등 어린이영화에 집중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주제를 탐구해나갔다. 동시대에 쇼치쿠에서 함께 활동했던 오즈 야스지로와는 달리 집 밖으로 시선을 돌렸으며, 다채로운 트래킹 테크닉을 활용하여 모던하고도 서정적인 영상미를 성취해냈다. 1990년대 이후 쇼치쿠의 고전들이 재출시되면서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이후 다수의 영화제에서 시미즈 히로시의 작품들을 소개하여 서서히 그의 존재가 재조명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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