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를 사로잡은 젊은 판소리 이자람의 브레히트 <사천가>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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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사로잡은 젊은 판소리
이자람의 브레히트 <사천가>
9.15~16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거리공연 ‘일단은 버스킹’과 ‘소소한 라이브’, ‘실내악축제’ 등 3주간의 축제 두레라움 서머를 끝낸 영화의전당이 가을을 맞이하여 서정성 가득한 기획공연을 마련하였다. 9월 15일, 16일 이틀간 진행된 ‘브레히트 사천가’는 국내외 모든 공연이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공연이다. 네 살이던 해에 ‘예솔아’라는 노래로 데뷔한 이후 동초제 춘향가 8시간 완창을 통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명창으로, 또 개성 강한 인디 뮤지션으로 자라난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그 주인공이다. 이자람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착하게 살고픈 어떤 여자의 간절한 소망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녀는 창녀가 아니라 뚱녀이며, 그녀가 사는 곳은 낯설고도 머나먼 시대미상의 중국이 아니라 현재 한국이다.
# 판소리, 브레히트 그리고 사천가
드라마와 서사와 음악의 결합, 날카로운 비판과 흥겨운 풍자,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 이것은 브레히트 서사극만의 특징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 전통연희 판소리의 특징이다. <사천가>는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선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만든 판소리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아시아의 어느 작은 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예술양식의 박물관적 재현이 아니며, 또한 서구의 어느 위대한 작가가 쓴 작품의 단순한 번역극도 아니다. 이것은 동양과 서양, 현대와 전통, 연극과 서사, 실험과 고전의 충돌이자 만남이다.
# 북과 장구, 베이스와 젬베의 향연
착한 뚱녀의 이야기는 관객의 귀에 착 달라붙는 음악 위에서 흐른다. 북을 기본으로 하는 전통적인 판소리의 선율과 장단은 물론이거니와, 베이스와 퍼커션, 아프리카 젬베와 한국 장구가 쓰였다. 동서고금의 음악들이 총출동한, 낯익으면서도 낯선 음악들이 결합된 실험적 음악이다.
#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
<사천가>에는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촉망받는 젊은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본을 쓰고, 작창을 하고, 소리를 하고, 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은 한국의 대표적인 젊은 소리꾼이며 동시에 인디밴드의 리더를 맡고 있는 전방위적 예술가다. 또한 연출가 남인우는 한국전통설화를 토대로 한 아동청소년연극 <가믄장아기>로 세계적 호평을 받은 바 있다. 2007년 초연된 이래,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사천가>. 이 젊은 예술가들은 앞으로도 새롭고 신나며 실험적인 판소리를 계속 만들어낼 것이다.
# 사천가 줄거리
바로 어젯밤, 대한민국의 사천이란 도시에 수상한 세 놈들이 찾아왔다. 헌금에 눈 먼 신1과 시주에 눈 먼 신2와 체면에 눈 먼 신3이 그들이다. 그들은 착한 사람을 찾아 도시를 헤매지만 눈에 차게 착한 이는 아무 데도 없다. 마침 붕어빵 장수 왕씨가 ‘사천의 천사’라 불리는 뚱녀 순덕이를 소개시켜 준다. 세 신은 착한 순덕의 모습에 감동하여 ‘앞으로도 착하게 살라’며 돈을 주고 떠난다. 순덕이 그 돈으로 분식집을 차리자 온갖 거지들이 몰려와 분식집을 거덜 내고, 파산 직전에 처한 순덕은 가짜 사촌오빠로 변장해 냉정하게 거지들을 쫓아낸다. 겨우 안정을 찾은 순덕은 ‘사랑의 밥 퍼주기’를 하며 불쌍한 이웃을 돕고 살려한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요 물 건너 물’이라, 몰려드는 거지들 때문에 허구헌날 악독한 사촌오빠를 불러들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순덕은 사기꾼 같은 견식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리고 마는데... 착하게 살고 싶은 한 뚱녀의 간절한 소망, 하이에나 떼처럼 그녀를 뜯어먹는 온갖 인간군상, 착한 뚱녀를 지키기 위해 악독한 오빠가 출현해야만 하는 얄궂은 세상…. 그들이 벌이는 속 터지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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