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지난 7월 새롭게 오픈한 한국영상자료원 부산분원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에 귀중한 영화 자료 기증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박선영 프로그래머와 김도연 작가가 소장한 영화 자료 총 244종을 기증하면서 한층 더 풍성한 영화 자료들을 갖춘 영화 전문 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영화계의 역사이자 부산영화계의 대부인 김사겸 감독과의 대담을 책으로 기록한 『영화대화』의 저자인 김도연 작가로부터 김사겸 감독의 소장 자료 31종과 일본 영화 전문지 키네마 준보를 포함한 영화 관련 정기간행물 등 총 124종의 영화 자료를 기증받았다.

이번에 김도연 작가가 기증한 자료들 중 김사겸 감독의 자료로는 ‘한국의 고려인삼’(김사겸 작, 1974년)과 ‘창수의 전성시대’(이희우 작, 1975년), 노한 심사자(박철 작, 1970년) 등의 대본으로 지금까지 소개된 적이 거의 없어 소장 가치가 높고, 그 의미가 깊다.

‘한국의 고려인삼’은 우리나라 인삼의 유래와 파종에서부터 수출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유현목 프로덕션에서 김사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김사겸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작품 ‘창수의 전성시대’의 대본에는 콘티를 포함하여 김사겸 감독의 필기 흔적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1970년 11월에 집필된 ‘노한 심사자’는 김사겸 감독이 1.21 무장공비 침투사건인 일명 김신조 사건을 영화화하려다 무산된 대본이다. 이를 포함하여 김사겸 감독의 저서 『영화가 내게로 왔다』부터 영화계 저명한 인사들의 친필 사인 도서, 영화진흥공사가 발행한 서적 14권과 이론·비평 중심의 월간 영화 전문 잡지인 『영화예술』, 일본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영화 전문지 『키네마 준보』 등 영화 자료 총 124종을 기증받았다.

영화감독이자 영화평론가인 김사겸 감독은 유현목 감독의 조연출을 거쳐 ‘그대 가슴에 다시 한번’(1971), ‘창수의 전성시대’(1975)를 연출했다. 부산의 영화 문화의 발전을 위해 서울 생활을 접고 부산에 정착하여 부산영화평론가협회를 부활시키고 한국단편영화제(현 부산국제단편영화제)를 창설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상임 감사, 부산영상위원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2011년 영화의전당 개관 첫 상영작으로 ‘창수의 전성시대’(1975)가 상영될 만큼 부산 영화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는 박선영 프로그래머로부터 영상 자료도 기증받았다. 기증 자료로는 일본 영화 4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 나루세 미키오의 작품 23편과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작품 10편을 비롯하여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생의 작품을 모은 한국영화아카데미 단편 컬렉션과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집 등까지 총 120종으로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영상 자료들을 기증받았다.

앞으로도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는 영화 전문 도서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다양하고 유익한 영화 자료들을 수집, 보전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더욱 풍부해진 자료로 시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번에 기증 받은 귀중한 자료들은 라이브러리를 방문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열람 가능하며,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의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8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을 휴관한다. 소장품 기증은 수시로 이뤄지며, 신청 및 문의는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051-780-6092)에 하면 된다.

한국영상자료원 부산분원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는 1999년 시네마테크부산 개원 이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시민에게 공개해왔다. 현재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4,133종을 포함 19,700여종의 영상자료가 구비되어 있으며, 국내외 영화관련 정기간행물 8,462종, 영화관련 서적 6,219종과 더불어 전 세계 영화제 카탈로그 1,721종, 영상관련 석박사 학위논문 1,121종, 부산국제영화제 역대 출품작 시나리오 1,488종 등 영상 관련 문헌자료 19,000여종을 총망라하여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