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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기기 제조사의 로봇 연구원 하야사키 미치오. 회사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하야사키는 인공 인체 개발에 몰두하는데, 연구에 진척은 없이 실패를 거듭하자 그는 신경 쇠약에 빠진다. 어느 밤, 극도로 예민해진 하야사키 앞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 ‘도플갱어’가 나타난다. ‘도플갱어’를 만나면 죽게 된다고 하는데, 하야사키의 ‘도플갱어’는 빈정거리며 하야사키의 연구를 돕겠다고 나선다. 구로사와는 ‘도플갱어’라는 또 다른 자아를 통해 인간의 분열적인 내면을 드러내며,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다. 상반된 성격의 두 하야사키 역을 맡은 야쿠쇼 코지의 연기가 탁월하다.

  ⓒ Nippon Television Network Corporation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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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사와 기요시(Kurosawa Kiyoshi)
  이제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잡은 구로사와 기요시는 공포,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V시네마를 연출하며 내공을 쌓았고 <큐어>를 통해 작가로서 인정받았다. 구로사와는 장르 영화를 만들면서도, 그 장르를 뛰어 넘어버린다. 초기작인 <지옥의 경비원>이나 <스위트 홈>은 비교적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냈지만, <큐어>와 <카이로>에서는 장르 자체를 재구성한다. 공포영화가 아니라, 구로사와 기요시 영화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지점까지 나아간 것이다. 구로사와의 영화는 장르를 인용하면서도, 그 장르를 일일이 뜯어내고 다시 세운다. 그리고 영상이 가진 근본적인 힘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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