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바 Ieva
도마스 페트로니스, 비타우타스 플루카스 / 2021 / Lithuania / 13'57” / G / DCP
무정형의 형태로 제시된 정체를 알 수 없는 얼굴들이 지나가면, 이윽고 살아 있는 육체를 가진 인간과 닮은 가상의 인간이 나타난다. 우리는 무중력의 세계 속 이 가상 인간의 부유하는 몸짓과 동작을 침묵의 자장 속에서 응시한다. 인간이 꿈꾸는 로봇, 안드로이드 혹은 인간을 대체하는 그 어떤 것에 대한 정물화. (이상훈)
리무진 Limousine
사울레 블리우바이테 / 2021 / Lithuania / 15’ / 12세 / DCP
경제적, 사회적 성공을 상징하는 리무진 속 다양한 연령대와 여러 사회 계층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사회적 실험의 성격을 띤 이 영화는 차가운 금속과 현란한 빛으로 구성된 커다란 성배가 사실은 우리의 관념 속에 내밀하게 존재함을,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떠한 의미도 찾을 수 없음을 여러 층위의 시간을 담은 프리즘을 통해 보여준다. (이상훈)
피난처 Snow Shelter
로버타스 네베카 / 2020 / Lithuania / 16'9” / 12세 / DCP
전쟁이 휩쓸고 간 멸망의 시간 뒤, 엄혹한 겨울, 차가운 바람이 부는 폐허의 도시에서 한 남자는 이방인들에 의해 자신의 아파트에서 길가로 쫓겨나게 된다. 바람과 눈 그리고 어둠과 빛을 독창적으로 형상화한 이 애니메이션 영화 속, 거리에서 방황하는 그 남자는 새로운 피난처를 찾기에 쉽지 않다. (이상훈)
목소리들 Voices Apart
데이비드 하이네만, 엘비나 네바르다우스카이테 / 2020 / Lithuania / 17'26” / 12세 / DCP
다른 이에게는 들리지 않고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는 삶의 축복인가 혹은 불행인가? 귀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3명의 사람들은 기이한 경험의 시작과 그로 인해 변화된 자신들의 삶에 대해 증언한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인물의 단선적인 인터뷰를 넘어 그 경험이 일으켰던 실제의 혹은 가상의 사건을 화면 속에 재현한다. (이상훈)
심문 Interrogation
유르테 사부티테 / 2021 / Lithuania / 14'23” / 15세 / DCP
리투아니아의 한 중소 도시. 인신매매 사건을 다루는 여성 검사는 범인과 피해자를 차례로 대면하게 된다. 과거의 인연이 중첩된 범인과의 힘겨운 심문은 이윽고 법체계를 불신하는 피해자와의 또 다른 심문으로 이어진다. 이 영화는 최소한의 숏으로 서사를 구성하면서 이를 통해 인물과 사건의 밀도를 고조시킨다. 2000년도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명확하게 흑백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을 제시하여, 관객이 스스로 발견하고 심문하게 만든다.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