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7세기 궁정에서 초연된 고대 비극 <오통>을 현재 로마를 배경으로 상연한다. 유적의 폐허가 즐비한 팔라티네 언덕은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며, 차량 소음, 해질녘의 교통 체증, 자연이 만드는 물, 바람, 나무들의 소리가 고대어를 읊는 배우들의 대사와 섞인다. 야심 찬 로마 귀족 오통은 사랑하는 플로티네가 있으나 왕좌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황제의 조카 카미유는 이러한 오통에게 “언젠가 로마가 스스로 왕좌를 선택할 수 있는 때가 오면, 우리 결혼은 모든 측의 표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지배 계급의 욕망과 민중 혁명, 고대 정치의 두 가지 상반된 힘은 현대와 공명하며 연결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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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위예(Danièle Huillet)
1933년에 태어난 장-마리 스트라우브는 알제리 사태 중 징집을 피하기 위해 프랑스를 떠났고, 독일로 가서 뉴저먼시네마 운동의 창립 일원이 되었다. 그는 도피 중에 평생의 동반자이자 예술적 협력자가 된 다니엘 위예(1936년생)를 만나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화해불가>(1965), <안나 막달레나 바흐의 연대기>(1967), <시칠리아!>(1999) 등 미학적으로 주요한 영화들을 공동 연출했다. 다니엘 위예는 2006년 세상을 떠났다.
장-마리 스트로브(Jean-Marie Straub)